
집에서 처박혀 일하던 어느 일요일. 불현듯 친퀘테레를 가라는 계시를 받았다. 온갖 삽질 끝에 도하를 경유하는 카타르행 비행기표를 손에 넣었고, 숙박을 더블부킹_-;;;해 놓고 어디가 좋을지 재보고 있는 중. 그런 와중 아직도 고민은 일정을 어떻게 할까 이다. 현재 픽스해 놓은 것은 밀라노-친퀘테레-베로나-피렌체-로마. 정신차리고 보니 저 스케줄이 되어 있었다. 한 도시에만 일주일씩, 혹은 적어도 사흘씩은 있던 과거와 너무 달라서 어이도 없지...
원래는 밀라노-친퀘-베네치아였다. 이 일정은 나름대로 매우 합리적이었다. 밀라노 3박, 친퀘테레 2박, 베네치아 2박. 도시간 이동 시간도 친퀘테레-베네치아 이동이 6시간(그중 기차 이동시간은 4시간 정도?)으로 가장 길고, 나머지는 1시간 반~ 3시간 미만이었다.
그런데 원래 혼자 가려는 일정에서 친구가 나서고, 또한 비행기표를 예약하는 시점이 점차 늦춰지면서 일정이 바뀌기 시작. 결국 공항 트랜짓 시간이 짧고, 세금이 싼 카타르 항공을 타면서 베네치아를 버리고 로마 아웃으로 변경했고(그래도 값은 어마어마하다), 그와중에 이탈리아까지 가는데 베로나 아레나에서 오페라 한 편은 봐줘야 예의라는 생각에 베로나 일정 추가. 베네치아에서 가까운 베로나로 변경하니 동선은 미친듯이 꼬여서, 결국 피렌체 경유를 결정. 베로나에서 나부코를 본 후 야간기차를 타고 피렌체에 새벽 6시 입성. 그리고 같은 날 오후 4시 다시 로마 이동이라는... 그야말로 나에게 있어 살인적인 스케줄이 된 것이다-_-;;;;
원래 나는 북부 이탈리아만 돌아보려고 했는데... 하지만 로마도, 피렌체도, 베네치아도 갈 데는 많지. 게다가 어이없게도 나는 제일 먼저 베로나-피렌체/피렌체-로마 구간 열차를 예약했는데, 이 구간은 특별할인 요금이라 취소도 안 된단다. 그냥 눈 딱감고 죽어 볼까, 아니면 열차표 날리고 그냥 편하게 여행해야 하나. 이 고민은 아마도 숙박 더블부킹을 다 해결해야 하는 시점까지 이어질 거다.
그래도 더운 여름날, 알록달록한 이탈리아 작은 마을에 누워, 바다를 바라볼 생각을 하기 좋긴 하다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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